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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 포기 제도’, 면학 분위기 높이고 학업 부담 낮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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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은 했지만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고, 강의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수업이 끝나면 어느 내용도 기억하지 못한다. 단지 학점 채우기 위한 용도로 강의를 수강할 때나 강의 흐름이 예상과 다르게 진행될 때 많은 학생이 겪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학점 포기 제도’와 ‘수강 포기 제도’가 이러한 현상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학생들의 ‘수업선택권’에 관한 다양한 시선


전국 대학, ‘학점 포기 제도’ 도입
이후 폐지 혹은 ‘재수강 제도’로 변경


‘학점 포기 제도’는 교과목 성적이 확정된 후, 학생 스스로 낮은 학점을 삭제해 졸업 평점을 높일 수 있는 제도이다. 우리 대학도 지난 2009년 2월 18일, 학점 포기 제도를 학사관리규정 제64조 ③에 신설했다. 그러나 2013년 국정감사에서 전국 대학 337개 가운데 75.6%(225개)가 성적 증명서를 원 성적과 다르게 발급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학점 세탁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학생들이 평점을 높이기 위해 C나 D를 받은 과목을 성적 증명서에서 지웠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 여러 대학이 학점 포기 제도를 폐지함에 따라 우리 대학도 학점 포기 제도를 재수강 규정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재수강 규정 또한 2015년 2월 14일,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엄정한 성적 부여 적절성’에 대비해 개정됐다. 그 결과, 우리 대학 학생들은 B0 이하인 과목만 재수강이 가능하고 최대 재수강 학점도 B+로 제한됐다.


강의 선택은 ‘좁은 문’


과거 학점 포기 제도가 재수강 제도로 대체되고 재수강 제도에도 제한이 걸리자 재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부담감을 기존보다 크게 느꼈다. 자연과학대 소속으로 교직을 이수한 A 동문은 “일반 학과에서 교직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학점이 높아야 한다. 당시 학점 포기 제도가 사라지고 재수강 시 받을 수 있는 학점도 제한되는 바람에 2015년 이후 강의 수강 시, 학점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2차 수강 정정 기간이 있지만, 이 시기에 강의 정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사지원과 김은주 주무관은 “개강 후 자율적인 수강 정정으로 인해 학생 개인이 졸업 필수 강의를 놓치거나 졸업학점이 미달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각 강의에 적절히 인원을 배치해 폐강 강의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며 “이는 「경상대학교 학사관리 규정」 제60조(수강 신청 임의 변경 금지), 제61조(수강 신청 확인 및 정정 절차)에도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은 다르다. 우리 대학 이지원(윤리교육과 1) 학생은 “강의계획서나 오리엔테이션만으로는 수업 자체를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나 수업을 듣다가 강의 진행 방식이 나와 맞지 않아서 정정하고 싶어도 해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시험만 잘 보면 되는 거 아냐?



[그래픽 김예진 기자]

우리 대학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91%(274명)의 학생들이 ‘개강 후에 수업을 듣고 정정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수강 정정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68.7%(206명)가 ‘수업이 기대와 다르게 진행되어서’, 55.3%(166명)가 ‘교수님의 수업 방식이 맞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시간표가 너무 빡빡해지거나 공강이 길게 생겨서’라고 답한 학생은 30.7%(92명)였으며, ‘과제가 생각보다 많아서’라고 답한 학생은 15%(45명)였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강의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수업 방식도 모르는데, 수강 정정 기간이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1주차에 수강 정정이 불가능한 것은 학생들에게 큰 제약이다’, ‘등록금을 낸 만큼 내가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수업 선택권에 제약을 느낀 학생들은 단지 학점 취득을 위해 출석만 하고 시험을 치르거나 출석조차 포기하고 F를 받기도 한다. 11.3%(34명)의 학생들은 ‘최소한의 출석만 하고 수업에 임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28.7%(86명)는 ‘어느 정도만 출석하고 공부한다’고 답했다. ‘출석도 하고 공부도 한다’고 답한 학생은 55.3%(166명)였다. 또한 ‘기대와 다른 과목을 수강하게 돼 출석하지 않고 F를 받은 횟수가 얼마나 되느냐?’라는 질문에 11%(33명)가 ‘1번 이상 F를 받아 봤다’고 답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F는 한 번도 받아 보지 않았지만 출석만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부터 이미 Fail이다’, ‘출석과 시험 성적은 챙기지만 수업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수업 후 남는 것이 없다’, ‘시험 기간에 교재를 달달 외워 시험만 친다’는 의견을 남겼다.


본교 ‘수강 포기 제도’ 도입 고려


학생들이 과제와 시험만 챙기고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유수의 대학은 ‘수강 포기 제도’를 내놓았다. 현재 경북대와 우리 대학을 제외한 거점국립대 8곳에서 수강 포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수강 신청 및 정정 이후 일정 기간 안에 일부 과목의 수강을 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한 학기에 포기할 수 있는 강의 수나 학점, 기간은 대학마다 각각 다르다. 학점 포기 제도는 학점이 확정된 후 성적을 학적에서 지우지만 수강 포기 제도는 전체 수업 1/4 이내에 수강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 대학 학생 300명 중 83%(249명)가 ‘수강 포기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도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학생은 10%(30명), 6%(18명)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수업을 듣다가 학점이 보장되지 않으면 수강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강포기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수강 포기 제도를 실시하는 충남대 정하얀(심리학과 3) 학생은 “수강포기를 신청하는 학생으로 인해 조별 과제가 있는 강의는 조 전체가 타격을 입기도 한다. 그러나 수업에 자주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이 수강을 포기하면 면학 분위기가 나아져 수업의 질이 올라가고, 학생들도 더욱 학문에 정진하는 분위기가 된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수강 포기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학사지원과 김은주 주무관은 “학생들이 수강 포기 제도 도입을 바라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10월 15일(화)까지 우리 대학 전체 교수와 조교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학사관리규정을 개편하고, 내년 1학기부터 (수강 포기) 제도를 도입해 보려 한다”고 전했다.

수업 선택권에 제약을 느낀 학생들은 단지 학점 취득을 위해 출석만 하고 시험을 치르거나 출석조차 포기하고 F를 받기도 한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F는 한 번도 받아 보지 않았지만 출석만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부터 이미 Fail이다’고 말했다. [그래픽 이희은 itheee@naver.com]
  • 취재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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