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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기사 님 최소 레이서’…진주 시내버스 타고 종점을 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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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시내버스는 학생들 사이에 도로 위의 무법자, 악동이라 불린다. ‘기사님 최소 레이서’, ‘난폭하다’, ‘승차 거부를 당했다’ 등 우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도 진주 시내버스에 관한 게시물이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온다. 타지에서 온 필자 또한 처음 진주 시내버스를 이용했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버스가 커브를 돌 때는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하지만 버스 안 시민들은 유연하게 몸을 휘어 가며 손의 힘으로 그 상황을 버티고 있었다. 이번 학기 첫 ‘체험기’ 기획은 진주 시내버스 이야기다. 학생기자가 직접 버스에 탑승해 공영 차고지까지 가서 기사님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로 늘 지적되는 문제점의 해결 방안은 무엇일지 함께 생각해 보자.


| 학생 기자의 좌충우돌 ‘진주 시내버스’ 탑승기


120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을 가다


주말 오후 1시, 친구 또는 연인과의 약속을 위해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경상대학교 후문’ 정류장에는 총 26개 노선의 버스가 거쳐 간다. 그 가운데 120번 버스는 총 6대로 배차 간격이 11분밖에 되지 않는다. 141번, 200번대 등 다른 버스와 달리 배차 간격이 확연히 짧다. 그래서 120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을 찍어 보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버스는 도착 전부터 앞 승차 문을 열고 정류장에 들어섰다. 문을 열고 달려오는 버스를 보니 뛰어가서 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버스에 타자마자 문이 닫혔고 교통카드를 꺼내 단말기에 찍는 내내 불안정한 상태로 계단에 서 있었다. 힘겹게 버스에 오르니, 빈자리를 찾아가는 것도 문제였다. 비틀거리는 몸을 어떻게든 부여잡고 착석했다. 두 정거장을 지나고,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했다. 한 승객이 기사님께 “이 버스 ○○○ 가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사님은 “거참, 도로도 혼잡한데, 다음 거 타슈”라고 외쳤다. 그렇게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가 정류장을 훌쩍 지나 정차했다. 활짝 열린문으로 대기 중인 버스는 할머니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뿐이다.

몇 십 분가량 달리다 중간에 하차해 보기로 했다. ‘버스가 정차한 후 천천히 하차하세요’라는 버스 안 문구를 보고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버스가 정차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사님은 내가 일어나는 그 찰나에 문을 닫으셨다. 순간 다급하게 외쳤다. “기사님, 저 내려야 해요.” 문은 다시 열렸고, 환승을 위해 교통 카드를 찍는 동안 다시 문이 닫혔다. 문을 열어 달라고 말하니 기사님께서 소리를 지르시길래 후다닥 내렸다. 무엇이 기사님을 촉박하게 만드는 걸까?

무엇이 그들을 초조하게 만들었나


기사님을 직접 뵙고 이야기를 듣고자, 진주 시내버스 공영차고지로 발을 돌렸다. 공영차고지에는버스 수십 대가 대기 중이었고, 기사님들은 휴게실에서 다음 배차 시간을 기다리며  쉬고 계셨다. 휴게실에 들어서자, 기사님 10명 정도가 보였다. 인터뷰 준비를 위해 차고지 앞을 서성이니, 지나가는 기사님들이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대부분의 기사님들은 대답을 꺼려했다. 언론에 자신의 이야기를 보도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고개를 돌리는 분이 많으셨다. 끝끝내, 한 기사님이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시기로 했다. 버스 운행 중, 힘드신 점이 무엇인지 여쭤 봤다.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도로에서 버스를 운행할 때 수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했다. 기사님은 버스 1회 운행 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이며, 더 오래 걸리는 코스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1시간 30분가량 운행하고 30분 쉰다. 그렇게 한 주에 52시간 근무한다. 이어 승차 거부에 대한 이유를 여쭤봤다. “버스에 승객이 만원이거나 차고지에서 출발한 시각이 늦어서다”고 했다. ‘승객이 버스에 하차할 때, 버스가 멈춘 후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맞나요?’라는 질문에 기사님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럼 ‘환승할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를 물어보니, “교통카드를 미리 (단말기에) 찍어야 된다”며 “내리는 시점에서 찍으면 운행이 지연된다”고 말했다.


기사님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조심스럽게 운행을 하려 해도, 배차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쳐 들어온다는 것이다. 학생 승객일 경우, 단말기에서 학생 요금제로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멈춰 있는 동안 꽤 많은 시간이 소요돼, 버스 운행이 지연된다. 그럴수록 기사님의 마음은 다급해진다. 하차 시 황급히 문을 닫고 출발하는 버스에는 이런 속사정이 숨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기 약 1분 전의 모습이다. 시민들은 일찌감치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시내버스 고질적 문제 해결에
시민이 나서다


진주 시민들은 시청 홈페이지 내 ‘교통신고창’으로 시내버스에 대한 불편함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글은 게재되지 않고, 글 작성도 불가능하여 시청에 직접 문의했다. 2019년 3월 이후 교통 불편 관련 인터넷 홈페이지를 신문고로 통합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남겨진 게시물을 살펴보면 많은 시민들이 난폭 운전, 승하차 거부 등 시내버스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진주시청은 이에 대해 “기사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각 버스 업체에 지시를 내린다. 2019년 하반기에도 버스기사 친절 소양 교육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민원으로 개선된 점이 있냐고 묻자 “2012년도부터 시행한 암행평가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시민들로 구성된 암행평가단은 버스 업체마다 순위를 매기고, 진주시는 이러한 평가 결과에 따라 재정 지원금 지급 시 인센티브 및 패널티를 적용해 차등 지급한다.


한편 지난 9월 6일 시내버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시민들이 나서 ‘진주시 시내버스 개혁 범시민대책위’를 결성했다, 대책위에는 다양한 시민 단체가 참여 중이며 구체적인 과제로 ▲합리적인 시내버스 노선 개선 ▲시내버스 회사에 대한 재정 지원과 안전운행에 대한 조례 제정 ▲시내버스 준공영제 등 제도 개선 모색 ▲시내버스 재정 지원의 투명성 제고 ▲시내버스 공공성과 편의성 강화 방안 모색 등을 제시했다. 시내버스의 고질적 문제점과 잦은 파업으로 불편함을 느낀 시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진주 시내버스가 ‘시민의 발’로 사랑받으며 자리매김할지, 지켜 볼 때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진주 시내버스’에 대한 불만 글이 꾸준히 올라 온다.

 

  • 취재 사진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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