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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도시를 향한 진주시의 도전과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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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는 지난 2월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국내 심사’에서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 국내 추천 도시로 선정됐다. 이후 유네스코 본부의 심사를 거쳐 12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선정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진주에서 창의도시가 논의되고 있을까?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국내 추천도시 선정 의미와 과제를 알아 보자.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국내 추천도시 선정 의미와 과제



1. 창의도시(Creative City)란?

21세기에 들어서서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한 경제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도시의 모습도 공업 중심의 산업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전에는 뉴욕과 같은 글로벌 시티가 도시의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개성 있고 문화적 정체성이 뚜렷하면서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컴팩트한 도시가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그 대안 중의 하나가 크리에이티브 시티(creative city), 즉 창의도시이다.

창의도시란 한마디로 창의적인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자발적으로 지역의 당면 문제를 해결해 가려고 노력하는 도시를 말한다. 그런데 그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시발전이론, 중앙정부 정책 등의 보편화된 해결책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도시의 역사와 문화 자산, 과거의 기억과 경험에서 찾는 것이다. 그러므로 창의도시는 ‘문화 자산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려는 도시’라고 정의된다.

2.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란?


유엔의 교육문화 전문기관인 유네스코가 국제적인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논의를 시작한 것은 2004년이다. 그 당시 유네스코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문화가 너무 획일화되는 현상에 대해서 우려하면서, 각 도시와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을 지키자고 주장했다. 그래서 각 도시가 다양한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 도시라는 단위에서 국제적인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이다. 현재 공예 및 민속예술, 음악, 디자인, 미디어 아트, 문학, 영화, 미식 등 일곱 개 장르에 72개국에서 180개 도시가 가입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디자인, 2010), 이천(공예 및 민속예술, 2010), 전주(미식, 2012) 부산(영화, 2014), 광주(미디어아트, 2014), 통영(음악, 2015), 대구(음악, 2017), 부천(문학, 2017)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진주시는 지난 2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 의해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 추천 대상 도시로 선정되었고, 오는 6월 말 유네스코 본부에 가입 신청을 앞두고 있다.


3. 창의도시의 이론적 배경


창의도시에 관한 논의는 20세기 말엽 중공업을 중심으로 일찍이 산업화되었던 서유럽과 일본의 도시들이 기존 산업의 도산으로 매우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시를 재생하고, 활성화하는 방법을 문화에 대한 지식과 창조력에서 찾고자 한 데서 비롯되었다. 창의도시의 대표적인 이론가들은 오래된 도시의 옛 산업 건축물들을 예술과 뉴미디어로 새롭게 이용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스페인의 빌바오라는 도시가 전통적인 철강산업과 조선업이 붕괴했을 때,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고, 도시를 문화적으로 새롭게 디자인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임으로써 도시를 재생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된다.

창의도시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창의도시로 나아가는 길은 다음 세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 우리는 산업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공업을 중심으로 한 ‘도시 만들기’ 관행에서 벗어나, 지식과 문화를 토대로 한 사회로 이행해야 한다. 둘째,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보호하고, 그것을 도시 발전에 활용함으로써,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한다. 셋째, 도시인들의 일상적 삶 속에서 창의적 사고를 확산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분위기, 환경, 풍토를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사회적 포용력을 확대해 간다.


4. 진주는 창의도시가 될만한가?
  


그러면 왜 진주에서 창의도시가 논의되고 있는가? 근대 이후로 진주는 농업 이외에 어떤 산업이 뚜렷이 성장했던 도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낙후되었지만, 반면에 역사와 문화의 도시로 그 정체성을 잘 유지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따라서 진주에 혁신도시가 조성되어 공기업들이 이주하고, 국가항공산업단지가 지정되면서, 진주는 뒤늦게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갑작스런 산업화는 적지 않은 새로운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이 훼손될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도시 주변부에 새로운 도심을 조성함으로써, 원도심이 공동화되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도심 지역과 농촌 지역 사이의 문화적 격차가 심화되고, 혁신도시 등에 새롭게 이주한 주민들과 토착 주민 사이에 문화적 이질감이 생성되고 있는 문제이다.

진주 시민들은 지자체와 더불어 이 새로운 도전적 과제들을 창의도시의 비전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기 위해 먼저 창의적인 문화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 진주는 역사적 콘텐츠가 풍부하고, 진주검무, 진주오광대 등의 민속예술과, 소목장, 장도장, 두석장 등의 전통공예 등 문화콘텐츠를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실크 생산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화자산에 창의성을 투입하여 공연예술산업, 공예산업, 실크산업, 축제산업 등을 육성함으로써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둘째, 창의인재 양성을 더욱 체계화하고자 한다. 진주는 학생인구가 10만명에 이르는 교육도시이고, 경상대를 비롯하여 6개 대학이 포진하여, 지역혁신과 창의인재 육성의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제 대학의 교육 과정을 초등, 중등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창의인력을 육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창의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지역의 창의 인재들과 시민들이 각자의 창의성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혁신적이고 유연한 창의적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창의적 활동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진주검무                                                                                   진주오광대

5. 창의도시 추진에서 대학의 역할은?
    


이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역 대학의 역할이다. 이 때문에 진주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추진을 위해서 우리 대학을 비롯하여, 진주교육대, 경남과학기술대와 MOU를 맺고, 특히 국제 교류와 창의인력 양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지역의 대학들은 산학관 협력을 통하여 공예, 민속예술, 실크 등의 분야에서 문화산업 육성에 필요한 지식, 기술, 그리고 정보를 축적할 수 있다. 또한 지역문화 이해 교육을 통해서 대학의 창의인력들이 지역의 문화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다. 나아가 대학의 문화예술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여 도시의 창의적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진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문화도시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됨으로써 지역 대학들의 국제적인 명성도 더불어 제고되고,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삶이 가능한 도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병훈(철학과) 교수 | 진주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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