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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기념품이 ‘굿즈(Goods·상품)’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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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캐릭터와 기념품 사업의 현 주소

오늘날 아이돌 팬들은 자신이 직접 찍은 아이돌 사진이나 그 아이돌과 팬들에게 의미 있는 문구 등으로 ‘굿즈(Goods·상품)’를 만든다. 손거울, 메모지, 키링 등 물품도 천차만별이다. 팬들이 스스로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돌을 기억하면서 실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물품과 학용품 등을 아이돌과 관련된 ‘굿즈’로 채우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대학가에도 대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바람이 불고 있다.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직접 내거나 아예 캐릭터를 새로 디자인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경상대신문 제1006호 대학 기획에서는 여자대학교 중심의 캐릭터 및 굿즈의 활발한 제작과 소비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대학이 구성원의 사랑을 받는 굿즈를 갖기 위해 필요한 점을 모색했다.

“우리 대학의 ‘굿즈’를 만든다면 보조 배터리처럼 실용적인 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 가성비가 좋다면 충분히 구매할 것 같아요.” 국어교육과 4학년 김민주 학생이 한 말이다. 우리 대학의 기념품 제작과 판매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생협은 홈페이지(http://www.gnucoop.kr)에 자체 제작한 상품 36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는 김민주 학생이 말한 ‘보조 배터리’부터 최근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에어팟 케이스’ 등 실용적인 것도 있다.

그러나 아직 다수의 학생들은 우리 대학이 이러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는 높은 가격대와 물품 종류의 한정성 때문이다. 현재 판매 중인 상품 33종 가운데 3만원 이상인 상품이 22종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자개 명함 케이스와 보석함, 골프공 등으로 가격이나 실용성 측면에서 학생을 겨냥했다고 보기 어렵다. 5천원 이하의 저렴한 상품으로 ‘장구 열쇠고리’가 있지만 대학 로고가 달린 형태로 이 또한 학생들의 관심을 얻기에 부족하고 학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이와 관련해 생협 소속 문구점 윤정임 판매 담당자와 구한별 사원은 공통적으로 학생들이 대학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물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애교심이 높아지면 학교에서 판매하는 기념품도 다양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학교 상징물로 학생들이 직접 캐릭터 만들어

한편 일부 대학에서 학교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이른바 학교 로고가 찍힌 단순 기념품을 뛰어 넘는 물품을 제작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제작한 제품은 학생들 사이에서 ‘굿즈’로 불리며 ‘기념품’ 이상의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이화여대 생협은 ‘이화기념품점(https://ewhagift.ewha.ac.kr/shop)’에서 공예품, 의류, 가방, 문구, 기념 소품, 생활 소품, 학교 기관 위탁 상품 등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주 1회 회의를 거쳐 제작에 들어갈 만한 것을 선정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한다. 학생들이 굿즈를 더욱 소비할 수 있게 전문 디자이너까지 있으며, 선호도 조사,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전 등으로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기념품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우리 대학과 달리 이화여대는 굿즈 주요 소비층은 학생이지만, 생협 전체 매출액 중 굿즈 수익이 2014년 15%에서 2018년 24%로 증가했다.

대학 고유의 캐릭터가 맘에 들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직접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동덕여대 커뮤니티 ‘동덕인의 감성공간(동감)’에서 제작한 캐릭터 ‘솜솜이(사진 위)’와 덕성여대 커뮤니티 ‘듈립’이 제작한 캐릭터 ‘듀롱이(사진 가운데)’가 있다. ‘솜솜이’와 ‘듀롱이’는 각 학교의 교화인 목화와 무궁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두 캐릭터 모두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에서 선정되었다. ‘솜솜이’와 ‘듀롱이’는 휴대전화 케이스, 전자파 차단 스티커 등 여러 굿즈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커뮤니티와 학교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동덕여대 홍보실의 이형신 씨는 “재학생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홍보 방안을 찾던 중 캐릭터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어 공모전을 통해 캐릭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중적인 캐릭터가 하나만 있어도 이를 이용해 여러 굿즈를 생산할 수 있고, 굿즈가 아니라도 학교 홍보와 학생들의 애교심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 대학의 기념품 사업은?

현재 우리 대학에도 고유의 캐릭터가 존재한다. 지난 2007년 12월 농업생명과학대학 공일근 축산학과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형질전환 적색 형광 복제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고양이 캐릭터 ‘루이와 루쉬(사진 아래)’이다. ‘루이’와 ‘루쉬’의 모티브가 된 연구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고양이의 다양한 유전적 난치 질병에 대한 치료 연구와 인간의 질환 모델 동물을 복제 생산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에 지난 2013년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생명과학 특성화 성공 대학’ 이미지를 부각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캐릭터로 만들었다. 그러나 ‘루이’와 ‘루쉬’는 제작 목적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대학의 대표성을 띄고 있지 않으며 현재 재학생들도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우리 대학 캐릭터를 재단장하거나 동덕여대와 덕성여대처럼 학교의 다른 상징들을 이용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대학 캐릭터와 기념품에 대해 학생복지위원장 예인호(고분자공학과 3) 학생은 기념품 관련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학생복지위원회만의 고유한 캐릭터와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를 생산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현재 우리 대학 생협 기념품은 주 고객층이 학생이라고 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학생들이 원하는 기념품을 더욱 제작·생산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기념품 관련 사업에 책임자로 연대사업국장 김지은(경영학과 4) 학생을 임명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구상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학교 캐릭터와 기념품 사업은 대학의 이미지를 차별화할 수 있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 애교심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와 브랜딩 디자인 측면의 전문성 확보와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요구된다.

   
사진 왼쪽과 오른쪽. 우리 대학의 기념품 제작과 판매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현재 상품 33종을 판매 중인데 이 가운데 3만원 이상인 상품이 22종이고 아직 다수의 학생들은 대학에서 이러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 취재사진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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