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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오는 무인화 바람에 밀려나는 소외 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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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란,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변화 속도를 개인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조화를 의미한다. 급격한 정보사회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인의 삶은 너무나 편리해졌으나,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 또한 생겨나고 있다. 이번 경상대신문에서는 노인, 장애인에 대한 ‘디지털 소외’ 현상의 실태와 그 해결방안에 대해 주목했다.


|키오스크 전성시대, 디지털 소외 현상


진주 시내 부근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트점. 이 매장은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받는 셀프 오더 타임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누군가에겐 편리함, 누군가에겐 불편함

지난 9일, 진주 시내 부근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만난 A(52) 씨는 난처한 얼굴로 키오스크(kiosk, 무인자동화기기) 앞에 섰다. 익숙하지 않은 듯 이리저리 화면을 손대다 결국 ‘셀프 오더 타임’에도 불구하고 카운터로 발길을 돌린다. A 씨는 “무인자동판매기 사용법을 몰라 어쩔 수 없이 점원에게 직접 주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장 관리자 B 씨는 “2016년도부터 키오스크를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키오스크 사용이 능숙한 20~30대 고객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들도 많아 따로 담당 직원을 배치해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도 무인매표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사용을 어려워하는 중장년층으로 인해 판매원이 있는 매표소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게다가 이러한 키오스크는 휠체어를 탄 사람이나 시각 장애인은 사용하기 어렵다. 이처럼, 급속한 디지털화에 노인과 장애인, 저교육층이 배제되는 이른바 ‘디지털 소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정보 취약 계층(장애인·장노년층·농어민·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정보화 수준에 관한 ‘2017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의하면, 일반 국민 대비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 65.1%에 머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부문별로는, 일반 국민 대비 취약 계층의 디지털 접근은 91%, 역량 51.9%, 활용 65.3% 수준이며, 취약계층별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저소득층이 81.4%, 장애인 70%, 농어민 64.8%, 장노년층 58.3%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키오스크 전성시대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06년에는 600억 원, 2013년은 1800억 원, 2017년은 25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13.9%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판기와 은행 ATM기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매장, 식당, 카페, 쇼핑몰, 편의점에서 버스터미널,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까지 키오스크의 급격한 도입으로 무인화·자동화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키오스크 사용이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가 2016년 문을 연 이래로 한국의 유통업계에도 무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 또한 키오스크 보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2018년 16.4%(7,530원)에 이어 2019년에는 10.9%(8,350원)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한 대안으로 키오스크가 주목받고 있다.

이 외에도 개인주의 확산에 따른 비대면 형태의 언택트(untact) 소비 트렌드,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 가능 인구 감소 등의 요인이 있다.


‘맥도날드’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키오스크 기능을 도입했다.


진주시는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인들을 상으로 스마트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강의를 진행하는 인터넷남강회 김삼욱(78) 강사는 “4년 전부터 강좌를 진행해 왔는데 수강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노인들에 대한 정보화 교육이 보다 더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격차 줄이기 위한 노력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기술 발전과 키오스크가 가져다주는 편의성 및 여러 혜택으로 인해 키오스크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서 지난 17년 4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 보급 확대가 필연적이며 보급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62%인 반면 ‘키오스크 보급을 제한해야 한다’는 부정적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무인화가 모두에게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정보 취약 계층들을 소외시키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현상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정책 마련과 시장의 노력, 개인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지속 가능한 지식 정보사회의 실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가 정보화 기본법’을 시행하여 정보 격차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2월 김수민(바른미래당) 의원 외 9인은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재화·용역 등의 제공자는 터치스크린과 같은 무인 단말기를 설치·운영하는 경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는 업계 최초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저시력자를 배려한 디지털 키오스크 기능을 도입했다. 아울러 키오스크 사용 자체가 힘든 시각장애인을 위해 자연어 처리와 음성 인식이 가능한 키오스크와 스마트 점자 기술이 접목된 ‘닷 퍼블릭’ 키오스크가 개발되어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은 상당수 해결될 전망이다.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주시에서는 스마트폰 사용법 강좌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강의를 진행하는 인터넷남강회 김삼욱(78) 강사는 “4년 전부터 강좌를 진행해 왔는데 수강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노인들에 대한 정보화 교육이 보다 더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한동희 소장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노인들은 어느 누구나 소외계층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정보화에 대한 노인들의 욕구를 저평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용 방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나 기업은 적극적으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노인들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노년층의 정보화 활용을 이끌 수 있는 기회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 취재 사진 손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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