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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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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인간관계 등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N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때 청년 세대라면 마냥 웃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장 심각한 일자리 문제부터 주거, 등록금 문제는 청년들을 따라다니며 행복한 미래를 꿈꿀 기회조차 빼앗는다. 오늘 날 청년들은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청년 정책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건국 이래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로 불리며 그들에게 정책의 실효성을 재고하게 만든다. 이번 호에서는 청년들이 처한 문제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청년 정책을 짚고 실효성 있는 청년 지원정책을 위한 경상남도 내의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 청년 정책의 현 주소와 경상남도의 움직임


고통받는 청춘, 안녕들 하십니까?

2013년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 글이 사회 전반의 주목을 끌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고려대 주현우 씨는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 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1998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라며 청년들의 아픔을 전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하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2015년 8월에 제시한 ‘청년 활력 지수 조사’는 청년들이 소외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문항에 86.1%가 답했고,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이 65.1%로 드러났다. 또한 ‘우리 사회는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86.1%, 청년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회적 네트워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아니다’가 66.1%로 조사됐다.

청년 문제, 어떤 것들이 있나

청년들이 겪는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는 실업 문제이다. 통계청이 제시한 고용 동향에 의하면 2018년 3분기 청년 실업률은 9.4%에 이르고, 취업 준비생까지 포함한 청년층 확장(체감) 실업률은 23%에 달한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 또한 심각하다. 높은 집값으로 청년들이 살 집을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며, 비싼 월세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주거 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27일 발표한 통계 플러스 자료에서 2015년 기준 전국의 청년(21세~25세) 주거 빈곤율은 21.9%로 나타났고, 서울의 경우 27.7%에 달했다. 이는 2005년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학 등록금도 오랫동안 쟁점으로 등장했던 문제이다. 법률 개정에 따른 등록금 인상 규제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이 등록금을 올릴 수는 없지만, 학자금 대출이 확대되면서 졸업 후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가 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이 외에도 높은 교육열과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 우울증을 앓는 청년의 급증, 결혼과 출산의 포기 등 청년 문제는 더욱 다각화 및 심화되고 있다.

청년 문제 해결을 최우선에 두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신상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들의 삶이 너무나 팍팍하다.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소비와 주거 문제가 잇달아 생긴다. 최근에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도 대두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들의 건강을 위해 무료 건강검진을 시행하거나, 당사자들이 스스로 모여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지금보다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 의원은 “청년 문제를 어린 사람들의 문제라고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자리부터 결혼, 출산, 보육까지 우리나라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지금보다 폭넓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표류하고 있는 ‘청년기본법’

그동안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시행한 청년 정책은 일자리 창출 등 고용 문제 해결에만 집중되어 왔다. 실제로 유일하게 청년을 정의하고 있는 법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뿐이다. 하지만 청년 문제는 단순히 실업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거, 교육, 결혼과 출산 등 삶의 전반적인 영역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 광역 및 기초 지자체에서는 ‘청년기본조례’를 지정해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법안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청년의 삶을 포괄하고 청년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청년기본법’이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이 법은 청년을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으로 정의하고(이명수 의원 대표발의안 기준), 국무총리 소속으로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청년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지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국무총리는 청년 정책에 관한 기본 계획을 5년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는 매년 수립·시행하도록 하여 청년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청년미래특별위원회 간사 신보라(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청년기본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청년기본법이라고 하는 법안 자체가 없기 때문에 많은 지자체에서 청년기본조례와 같은 형식의 조례를 만들어서 시행을 한다. 그래서 이러한 조례에 따른 모법(母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2016년 5월 30일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청년기본법이 발의된 이후로, 내용에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까지 총 8건의 청년기본법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왔다. 하지만 청년기본법안은 기획재정부와 여성가족부 측에서 해당 부처의 업무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되어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 4월 청년기본법을 발의한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할 것 없이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청년기본법이다. 정치적으로 큰 쟁점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잘 전달되지 않다 보니 청년을 위한 법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청년들이 직접 만드는 청년 정책, ‘경남청년네트워크’

한편, 경남에서는 청년들이 함께 자신의 문제를 고민하고 청년 정책 모니터링 및 정책 제안을 하는 시민 참여 기구인 ‘경남청년네트워크’가 지난 11월 4일 발족했다. 경남청년네트워크는 참여와 소통으로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청년 정책을 발굴·제안하고 정책화된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혁신적인 청년 문화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구성됐다. 그간 청년 정책이 행정 주도로 추진되었다면,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발굴·제안한다는 점에서 ‘경남청년네트워크’가 기존의 청년 정책과 다른 점이다.

청년네트워크는 ‘권리 보호’, ‘일자리’, ‘생활 안정’, ‘능력 개발’, ‘문화,’ ‘청년 참여’ 등 6개 분과로 나눠져 있으며 위원들은 한 분과에서 1년 동안 활동하게 된다. ‘권리 보호’ 분과는 노동 환경 및 취업에서의 부당함, 성별과 성적 지향, 나이, 장애 여부 등 청년들이 겪는 차별 해소와 청년의 기본적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춘다. ‘일자리’ 분과는 청년 일자리 정책 모니터링 사업과 개선안 제시에 주력한다. ‘생활 안정’ 분과는 청년들의 주거, 부채, 교육, 안정 등의 생활 불안정 요소 해결과 생활 안정과 밀접한 사안, 정책을 담당하며 ‘능력 개발’ 분과는 청년들의 교육 격차 해소와 사회·문화적 어려움으로 인해 겪는 문제점 해결에 주력한다. ‘문화’ 분과는 지역의 청년 문화에 근접해 있는 모두가 조화롭게 어울릴 방법을 고안하며 ‘청년 참여’ 분과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청년이 온전한 역할과 지위를 부여받을 발전 방안 제안을 주 과제로 삼는다.

청년네트워크를 담당하는 경상남도청 교육지원담당관실 강은지 주무관은 “경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청년주간’, ‘청년의회’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타 시도 청년네트워크와 교류를 통해 우수 정책을 벤치마킹해 경남청년네트워크의 발전을 도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남 청년들의 취업 플랫폼, ‘청년일자리 프렌즈’

‘경남청년네트워크’와 함께 경남의 제1호 청년 일자리 플랫폼 ‘청년일자리 프렌즈(http://www.gnfriends.kr)’가 지난 11월 22일에 개소했다. 청년일자리 프렌즈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 창의적 활동을 위한 공간 및 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종합 취업 지원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는 만 18세부터 39세 이하의 예비 창업가나 미취업 청년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플랫폼을 통해 취업 역량 교육, 문화 프로그램, 취업 상담,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 스터디룸 대여, 취업 특강, 멘토링 등의 프렌즈 서비스와 취미를 창업에 연계할 수 있도록 돕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이용 가능하다.

경상남도가 직접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경남뉴딜일자리사업, 스타트업 청년연계 연계 사업, 청춘푸드트럭 사업 등이 있다. 각 사업의 운영을 담당하는 중간 매니저들도 앞으로 ‘청년일자리 프렌즈’에 근무하며 경남 청년 일자리 사업 총괄 지원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 취재 손석호,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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