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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화국’에서 지방 자치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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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넓다. 그러나 이렇게 넓은 서울도 삼백칠십만이 정작 살아 보면 여간 좁은 곳이 아니다. 가는 곳마다, 이르는 곳마다 꽉꽉 차 있다. 서울은 만원이다.’ (1966년 이호철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 中에서) 52년 전에도 서울은 만원이었다. 2018년인 현재, 이제는 국민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 산다. 도시 국가를 제외하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수도권 집중이다. 청와대, 국회, 대법원 등 핵심 국가기관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지방 교육과 의료 중심지였던 국립대와 부속병원은 삼류로 전락했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하여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를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30년 만에 개정되는 지방자치법, 어떤 것들이 바뀌고 우리 대학이 위치한 진주시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알아보았다.

 

|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과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


수도권에 편중된 대외 활동, 지방대 학생의 고민

우리 대학 이어진(행정학과 2) 학생은 공모전이나 대외 활동을 찾기 위해 관련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의 활동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할 수 있는 대외 활동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었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활동과도 거리가 멀었다. 대외 활동이 방학 때 진행되더라도 사전 회의나 교육은 학기 중 수도권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참석하는 데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특히 교통비에 대한 부담이 커서 활동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지방에서도 할 수 있는 대외 활동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해 보이지 않았다.

우리 대학 학생 중 위와 같은 문제를 경험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수도권에 기업이 많다 보니, 대외 활동을 주관하는 기업 또한 수도권에 다수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생이 희망하는 대외 활동 또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지방자치법, 무엇이 개정되나?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수도권 공화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0월 5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직면한 공동체적 위기 극복 방안’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이미 대한민국은 서울 공화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1월 1일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인구는 2천55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9.6%에 달한다. 전체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있는 셈이다. 또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1000대 기업 본사의 약 74%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갈수록 비대해지는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은 위기에 처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8월 13일 공표한 ‘한국의 지방 소멸 2018’ 자료에서는 비수도권의 소멸 위험 지역 비중은 57.8%로 절반을 상회하고, 광역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도 지역의 경우 무려 70.1%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기형적 구조를 해결하고자,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의 날인 10월 29일에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민이 의회에 직접 조례를 발의할 수 있는 ‘주민조례 발안제’를 도입하고 주민 소환과 주민 투표 청구 요건을 완화해 주민의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한다.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는 ‘특례시’라는 행정적 명칭을 부여받고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경기 수원, 용인, 고양, 경남 창원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정부는 자치분권의 핵심인 재정 분권 추진 방안도 내놓았다. 내년부터 지방소비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해 지방 재정을 확충해 준다는 계획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11월 중 입법 예고를 하고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12월 중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진주시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 조현신 의원(자유한국당)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현재 지방 재정은 국세 비율이 높아 재정 자립도가 낮다. 진주시 1년 예산은 약 1조3천억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지방세로 걷는 예산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국세를 낮추고 지방세 비율을 높여 재정 분권을 강화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방자치법 개정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그에 따른 시행령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관건이다. 개정안이 목표로 하는 실질적인 분권화와 자율화를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전했다.

지방 발전을 위한 ‘혁신도시’ 사업

‘국가균형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목표 중 하나다. 대통령은 지난 2월 개최된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 참석해서 참여정부보다 더 강력하게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 발전을 위한 대표적인 사업이 참여 정부 시절 처음 논의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구축이다. 지난해까지 전국 10개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이전이 대부분 완료되었는데, 이것이 ‘시즌 1’에 해당한다. 이제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성장 거점을 구축하는 ‘시즌 2’가 시작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10개 혁신도시의 발전 방향과 추진 전략 등을 담은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을 제9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를 통해 확정했기 때문이다.

진주혁신도시에 본사가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에 따라 18%인 40명(5명 이하 소수 직렬은 해당되지 않아 적용 대상은 223명임)을 경남 도내 대학 출신으로 채용했다. 합격자 40명 가운데 우리 대학 학생은 24명으로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인재 채용’이란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에 소재하는 지방대학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뽑는 것을 뜻한다. 혁신도시법에는 합격자 가운데 지역인재가 목표 비율에 미달할 경우 선발 예정 인원을 초과해 추가 합격시켜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2018년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18%로 정한 정부는 매년 3% 포인트씩 올려 2022년에는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까지 수도권·지방 인구 비율은 50:50으로 균형을 맞춘다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비전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지켜볼 때이다.

  • 취재 강도희 손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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