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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 500여 명 제주 입국과 난민 논쟁]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 제정한 대한민국, 난민 수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 시험대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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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제주도에 예멘 출신 난민 500여 명이 들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 사이에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고국을 떠난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관점과 범죄와 비용 부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이 맞서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1차 집회가 지난달 30일 서울을 중심으로 벌어졌고 7월 14일 2차 집회가 서울, 광주, 익산, 제주 등 전국에서 열렸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1950년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연합한국재건단(UNKRA)의 도움을 받아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난민 수용 인프라 부족과 법·제도상 허점 등을 두고 논쟁이 강화되면서 ‘난민 이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 최초 난민법 제정한 대한민국, 무사증 제도 시행 중인 제주에 예멘인 500여 명 입국

대한민국은 1992년 12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협약 의정서에 가입해 2013년 7월 1일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국가다. 2009년 5월 당시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2012년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013년 7월 1일 전면 시행됐다. 이 법안을 처음 발의할 때만 해도 난민 신청자는 2000여 명에 불과했고 이 중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은 100명이 안 됐다. 난민법 제정 이후부터는 출입국 공항과 항만에 난민 신청 창구가 마련됐고, 5급 이상 공무원이 ‘난민 심사관’을 맡아 난민 신청을 돕고 있으며 이들의 사회보장과 직업 훈련 및 사회 적응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멘인들은 어떻게 제주도에 오게 됐을까? 현재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규정에 따라 무사증 제도가 시행 중이라 비자 없이 입국해 30일간 체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제주에 예멘인 549명, 중국인 353명, 인도인 99명 등 총 1003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예멘은 현재 내전 중이다. 2017년 11월 기준 예멘을 떠난 난민은 28만여 명이고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말레이시아로 간 일부가 체류 기간 연장이 가로막히자, 다시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제주로 온 것이다. 현재 제주에 체류하고 있는 예멘인들은 ‘난민 신청자’이며 난민법 제40조에 따라 이들에게는 위급한 상황에 따른 제한적 의료 지원과 6개월 이내 생계비 등이 지원된다.


예멘 난민과 관련한 대표적인 루머로 ‘정부가 예멘 난민 한 명당 138만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지원금을 신청한 난민은 785명이고 이 가운데 436명이 지원금을 지급받았다. 국내에 입국한 난민의 약 4.4%이다. 지원금 액수 또한 138만원이 아니라 1인 기준 최대 월 43만2900원이다.



사진 출처 경향신문


난민 수용에 관한 찬성과 반대의 대립된 입장

“우리나라가 난민을 받아 본 경험도 없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을 받아들여도 괜찮을까 싶어요.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의 불안함도 문제지만 난민들을 제대로 지원 가능할지가 문제인 것 같아요.” 익명을 요구한 A학생은 난민 수용에 대한 걱정을 내비췄다. 이와 달리 박희진(생물교육학과 3) 학생은 “전쟁으로 인해 국가를 버리고 이주를 선택한 이들은 힘든 여정을 겪었을 거예요. 그들을 다시 본국으로 보낼 순 없어요. 만약 우리나라에서 난민이 발생한다면, 그들과 같은 처지가 아닐까요”라며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되는 상황이다.


우리 대학 학생들의 상반된 의견과 함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난민에 대한 루머와 예멘 국교(이슬람교)에 대한 반감, 치안 또는 잠재적 테러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SNS 등에는 “제주도 이대로 가면 유럽 꼴 난다!”며 ‘가짜 난민’과 ‘범죄율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대됐고 정부의 인권주의 정책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후 일부 기독교 모임을 중심으로 “이슬람이 퍼지지 않도록 절대 육지에 발 못 붙이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달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 신청 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에 7월 13일 오후 5시 현재 71만2천여 명이 동의했다. 지난 17일 ‘제주도 난민 수용 거부’를 촉구하는 비슷한 내용의 또 다른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지만 청와대 측은 ‘허위 사실과 명예 훼손’을 이유로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에 국민들의 반감은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사진 출처 https://gokoreans.com/


사진 출처 한겨레

지난 6월 제주도에 예멘 출신 난민 500여 명이 들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 사이에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며 찬성과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사진 위는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국민이 먼저다’ 등을 외치는 모습이고 아래는  ‘난민 수용 집회’를 연 시민들의 모습이다.

난민에 대한 정확한 기준 마련과 난민법 개정으로 책임과 의무 강조해야

예멘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심화됨에 따라 지난 6월 1일 법무부는 예멘을 무사증 입국 불허 12개국에 포함시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6월 20일 제주도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순찰을 강화하고 범죄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 불필요한 충돌이나 잡음을 방지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예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국제법을 연구하는 우리 대학 법학과 류예리 외래교수는 이에 대해 감정적 또는 법적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대답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난민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수립하는 것도 시대의 과제라 생각한다”며 난민법을 시대 흐름에 맞게 개정하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류 외래교수는 “난민 신청한 사람을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심사해 그들을 인정하고 보호해 주어야 한다”며 법을 제정한 나라로서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무작정 확대하기보다는 ‘난민법’상의 심사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행해 자격 요건을 통과한 사람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 절차는 난민법에 따라 ‘신청’과 ‘이의 신청’이라는 2단계 심사로 이뤄진다. 판단 기준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구성원 △정치적 견해 등이며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도 심사 대상이 된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평균 3∼5년이 소요되는데, 예멘인 1명을 대상으로 난민심사관 1명, 보조 인력 1명, 전문 통역인 1명 등 총 4명이 6시간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난민을 신청한 예멘인 전체에 대한 심사를 모두 마치려면 최소 6개월에서 최장 8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인도적 체류 허가’나 ‘난민 인정 여부’가 결정된다.

  • 취재 정의정 조아름 수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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