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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머앟님이 만든 한글은 최고의 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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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대 20대들 사이에서 세종대왕은 ‘세종머앟’, 훈민정음은 ‘야민정음’이다. 야민정음은 어떤 단어의 글자를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바꾸어 쓰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는 여러 속설이 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 국내 야구 갤러리에서’ 2014년에 생겨났다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야민정음이 언어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야민정음을 아십니까?


창의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모습의 야민정음
“저 댕댕이 진짜 커엽다.”, “머박! 이 노래 진짜 띵곡이다!”

위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위의 문장에 쓰인 색다른 단어가 이른바 ‘야민정음’이다. 평소에 야민정음을 자주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눈에 글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위 문장을 원래 단어로 바꾸면 “저 멍멍이(강아지) 진짜 귀엽다.”, “대박! 이 노래 진짜 명곡이다!”다. ‘야민정음’의 창제 원리는 이렇다. ‘ㅁ’과 ‘ㅓ’가 합쳐진 ‘머’가 ‘ㄷ’과 ‘ㅐ’가 합쳐진 ‘대’와 모양이 비슷한 것을 활용해 ‘멍멍이’는 ‘댕댕이’로, ‘귀’와 ‘커’가 비슷한 것을 이용해 ‘귀엽다’는 ‘커엽다’가 된다. 한글 자음과 모음을 활용하는 것이 다수지만 ‘길 장(長)’을 ‘튽’으로 적으며 한자를 표현하기도 한다.

‘야민정음’은 현재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SNS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예시 단어로 ‘띵작(명작)’, ‘으어뚠어뚠(뿡뿡이)’(좌측으로 90도 돌려 읽기), ‘머구팡역시(대구광역시)’, ‘룸곡(눈물)’(180도 돌려 읽기) 등이 있다. 일상 대화보다는 인터넷상의 문자로 많이 쓰이지만 많이 알려져 있는 단어들은 하나의 고유어처럼 대화에 쓰이기도 한다. ‘야민정음’은 단순히 단어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재치를 발휘해 재미를 유발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는 단어를 돌려 말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윾재석(유재석)’, ‘숲튽훈(김장훈)’, ‘박ㄹ혜(박근혜)’처럼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이름을 야민정음으로 표현해 자신의 글이 온라인에서 검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2015년 12월에 대전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게시한 야민정음 사례를 모은 현수막이다. 현수막을 게시한 뒤 학생들은 흥미롭다는 의견과 함께 한글 파괴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단순한 놀이인가,
한글 파괴인가?

한글의 자음·모음을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바꿔 새로운 단어로 표현하는 야민정음을 두고 뜻과 무관한 글자 변경이어서 한글을 파괴한다는 부정적인 의견과 단순한 언어적 유희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학생들은 야민정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야민정음’에 대해 진행한 설문 조사에 우리 대학 학생들 100명이 참여했다. ‘야민정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들어본 적 있다’고 답한 학생이 60%(60명)로 가장 많았으며 16%(16명)가 ‘들어봤고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다.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은 24%(24명)를 차지했다. 10대나 20대 등 젊은 세대들이 야민정음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59%(59명)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41%(41명)는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학생들의 대다수는 그에 대한 이유로 ‘한때의 유행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생각한다’라고 말했고 ‘한글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창의적이라고 생각한다’, ‘만드는 방법만 이해하면 다른 유행어보다 알기 쉽다’, ‘형태적으로 한글이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글자라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또 부정적이라고 답한 학생들은 ‘한글을 파괴한다고 생각해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읽기 불편하고 어떤 단어인지 쉽게 알지 못한다’, ‘모르는 사람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다른 세대 간 소통이 어려워질 것이다’, ‘고유의 한국어를 지키고 싶다’, ‘왜 굳이 그렇게 표현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야민정음으로는 ‘댕댕이’와 ‘커여워’를 꼽았다. 학생들은 이에 대해 제일 많이 봐왔고 어감이 귀여워 거부감이 안 들어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야민정음과 비슷한 ‘한글 풀어쓰기 운동’이 과거 크게 일었던 적도 있다. 1908~1909년 주시경 선생은 한글 풀어쓰기를 주장하였고, 1922년 국어학자 이필수는 ‘정음문전’이라는 책을 통해 풀어쓰기를 주장했다. 이는 학자들의 요구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사용자의 환영을 받지 못하였고, 호응도 오래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리 대학 서유석(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야민정음은 학자 중심이 아닌 한글 사용자 중심으로 일어난 현상이므로 한글 풀어쓰기 운동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야민정음은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흥미 위주의 놀이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 현상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알 수 없다”며 “한글을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자 스스로 개발해 내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어색해 보이지만 다듬어진다면 새로운 한글 표기법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언어는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 도구이자 약속이다. 서 교수는 한글의 다양한 쓰임새를 하나 더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야민정음’이라는 흥미로운 현상의 결과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취재 이희성 허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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