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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대학 교육 혁신의 새바람 ② ‘껍데기 교육’에서 로그아웃, ‘교육 혁신’의 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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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과학 발전이라는 시계의 초침 소리는 점점 빨라지고 혁신이라 불리던 발명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골동품이 되는 세상이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시대인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육계도 큰 변화를 맞이했다. 사회 분위기 변화 속에서 각 대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사 제도 개편안으로 다학기제, 유연학기제 등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실제로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예고한 대학들도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개선안 외에 다양한 혁신 모델을 구축하는 대학도 생겨나고 있다.


| 아주대와 서울대의 ‘학생자율학기제’ |


스스로 도전 과제를
설계하다 - 아주대 ‘파란(破卵)학기제’


학생 스스로 설계하는 학생설계학기제를 도입하여 대학 교육 혁신을 도모하는 대학이 있다. 아주대는 지난 2016년도 봄 학기부터 ‘파란학기제’란 명칭의 정식 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파란학기제’란 학생 스스로 설계한 도전 과제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파란’은 아주대를 상징하는 색이자 깨뜨릴 ‘파(破)’, 알 ‘란(卵)’을 사용해 ‘알에서 깨어나 세상으로 나아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주대는 주입식 교육의 울타리에 갇혀 획일화된 교육을 극복하기 위해 2015년 가을 학기부터 이러한 학기제도 설계와 학칙 정비 등의 틀을 마련하였고 그 결과 오늘의 파란학기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파란학기제에는 학생 설계 프로그램과 대학 및 교수 제안 프로그램의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한 학기당 1학점부터 최대 9학점까지 전공과목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개인 또는 팀이 도전하고 싶은 과제를 계획서 양식으로 제출하면 파란학기제 운영위원회가 자기 주도성, 교육적 성과, 기존 교육 과정과의 차별성 여부 등을 심사하여 하나의 과목으로 승인한다. 학생들은 학기 내 활동 및 주차별 보고서를 제출하고 성과 발표회를 거쳐야 한다. 주요 심사 기준은 과제의 도전성, 창의성, 융합적 성격, 교육적 성과이며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계획의 구체성 또한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아주대 졸업생 이윤성(경영학과 10학번) 학생은 유튜브 채널 ‘구십구’를 만들어 혼술 영상을 제작하는 ‘파란 유튜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파란학기제를 신청했다. 이윤성 씨는 “계획서대로 술술 풀리지 않아 당황스러운 한 학기로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는 과정을 인정받아 의미 있는 실패를 뜻하는 ‘황금실패상’을 받기도 했다”며 “광고 기획자가 꿈인데 영상 제작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을 볼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주대 이동진(사회학과 4) 학생은 18학점 중 6학점을 다큐멘터리 ‘스무날비’ 제작을 목표로 파란학기제에 도전한 바 있다. 그는 “영상 촬영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독학으로 영상을 공부했다. 학기가 끝나고 난 후 함께 영상을 제작한 팀원들과 PD가 되고 싶다는 강한 끌림을 느꼈고 진로 설정에 큰 보탬이 된 학기였다”고 전했다.


2016년 봄 학기부터 2017년 1학기까지 아주대 총 105개 팀 학생 340명이 파란학기제에 참여했다. 이들의 정한 도전 목표는 게임, 웹 드라마, 다큐멘터리 제작과 신약 개발 연구,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영역도 다양했다.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 전민우 계장은 “파란학기제로 학생들이 적극적인 진로 설계와 자기 주도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습득하는 성과를 보였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타 대학과 학점 교류 협약을 맺는 등 학기제를 통해 실질적인 취업, 창업으로 연계 및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마음껏 -
서울대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

학기 중 듣는 과목을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어떨까.

서울대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SDE: Student Directed Education)’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연구 및 학습 과정을 계획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교양과목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교과목 신청부터 지도교수 선정과 수강신청 등 모든 절차를 학생들이 직접 해야 한다. 공동의 연구와 세미나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지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07년 겨울 계절 학기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어 지금껏 계속 지속되고 있다.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교양교과목군으로서 ‘학생자율연구’와 ‘학생자율세미나’ 두 교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자율연구는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를 선택하고 지도교수와 대학원생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한 학기 동안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교과목이다. 학생자율세미나는 학생들이 공부해 보고 싶은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기획하여 개설을 신청해 한 학기 동안 지도교수와 대학원생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해당 내용을 심층적으로 탐색해 보는 교과목이다. 이는 모두 선택교양으로서 각각 2학점과 1학점씩 인정받을 수 있다.


서울대의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 김지현 책임교수는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연구 능력을 함양하고 그들이 교과목 개발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면서 최상의 교육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하고자 만들어진 교양교과목이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인적, 물적, 공간적, 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 운영실에 전담연구원을 두어 리포트 작성, 자료 찾기 등의 연구와 세미나 수행의 학술적 지원도 한다. 연구수행비도 신청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심의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서울대는 지난 2015년부터 학생자율교육 특별프로그램 ‘가치탐구와 실천’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김 교수는 “창의적인 지적 능력이 바람직한 인성과 가치관에 기반하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가치’와 ‘연구’를 결합한 방식으로 새롭게 개설된 것이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부 학생들에게 해외 탐구의 기회를 주고, 연구 기간도 8개월 이상 확보할 수 있어 심층 연구가 가능하다.


이렇게 매 학기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연구자들 중 우수 연구팀으로 선정되면 학기마다 ‘학생자율교육 심포지엄’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발표를 통해서 다른 지도교수 및 관련 학문 분야의 교수들로부터 연구 내용, 연구 방법,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 등에 대한 평가 및 비판을 들을 수 있고 토론을 통해 연구를 보완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은 소박한 교양교과 과정상의 시도이지만 그 의의는 결코 작지 않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오늘날 대학의 기능과 그에 따른 교과 과정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지만, 대학생을 중요한 교육의 주체로 인정하여 이들이 지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일은 여전히 중핵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전하며 학생자율교육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호에서는 교육부의 학사 제도 개선안에 따라 우리 대학의 개편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 위, 아래) 아주대는 학생이 직접 강의 과목을 설계하여 학점을 획득하는 파란학기제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연구 및 학습과정을 계획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교양과목으로 인정받는 학생자율프로그램을 시행해오고 있다.
  • 취재 안지산 임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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