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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서 화장실까지, 언제까지 불안에 떨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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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라는 제목의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1991년과 1992년 MBC 방송대상 코미디 부문 대상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당시 전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예능 프로그램이 단순히 출연자를 속인 후 몰래카메라였다는 사실을 밝히며 시청자에게 웃음을 제공했다면, 최근 발생하는 몰래카메라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다. 2015년 워터파크에서의 몰래카메라 촬영이 적발되어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후 ‘몰카 판매 금지 법안’에 대한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초소형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는 2011년 1523건에서 2015년 7623건으로 늘었다. 계속되는 ‘몰카 범죄’에 주요 피해자인 여성들의 불안감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몰래카메라 범죄 급증과 ‘몰카방지법’ 발의

‘몰카 공포증’을 아십니까

몰래카메라의 사전적 정의는 ‘찍히는 대상이 자신이 찍히는 줄 모르게 찍는 카메라 또는 그렇게 찍는 일’이다. 몰래카메라는 지난해 9월 말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 법)’ 때문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위법 현장을 잡기 위한 이른바 ‘란파라치(김영란법과 파파라치의 합성어, 김영란법 위반자를 쫓는 제보자)’가 많이 찾으면서다. 하지만 몰래카메라는 이런 공익적 용도보다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을 촬영하는 데 빈번하게 쓰인다. 실제로 공중 화장실이나 공공장소에 있는 계단 등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되거나 몰래카메라를 찍고 있는 사람이 적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올해 3월에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팬 사인회에서 이 그룹 멤버 예린이 자신을 ‘안경 캠코더’로 찍는 남성을 찾아내 인권 침해 논란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이 사건에는 ‘여자친구’의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분노했다. 평소 자신들 또한 비슷한 위험해 노출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몰래카메라가 일상적으로 유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온라인 쇼핑몰에서 누구나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몰래카메라’라고 검색어를 넣으면 네이버 내부 정책에 따라 쇼핑 카테고리는 뜨지 않는다. 하지만 ‘히든 카메라’라고 검색하면 몰래카메라 상품 1440개가 뜬다. 다음에서 ‘몰래카메라’라고 검색하면 쇼핑 카테고리에 상품 1666개가 뜬다. ‘초소형 몰래카메라’, ‘몰카’, ‘초소형 캠코더’, ‘초소형 카메라’ 등은 연관 검색어로까지 제시된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몰래카메라의 종류는 안경, 손목시계, 볼펜, 이어폰, 열쇠, 유에스비(USB), 보조 배터리, 모자, 넥타이, 탁상시계, 화재경보기, 스위치, 액자 등 다양하다. 흔히 생각하는 카메라 형태가 아닌 생활용품에 접목된 것이 즐비한 게 현실이다. 이렇듯 몰래카메라 판매와 구입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기 쉽고 ‘몰카 공포증’을 느끼는 여성 또한 증가 추세다.


몰래카메라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공공장소에서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공중 화장실이나 공공장소에 있는 계단 등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몇몇 공공장소에는 촬영금지 문구가 부착되어있기도 하다. / 사진 출처 http://joongdo.co.kr

시민, ‘몰카 방지법’
요구하다

지난 4월 시민 주도형 입법 청원 사이트 ‘국회톡톡(http://toktok.io)’에 ‘몰카 판매 금지 법안을 제안 합니다’는 내용이 게시되었고 5월 29일 현재 1만6980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참여하기’ 버튼을 눌러 지지 의사를 밝힌 시민의 수가 1000명이 넘었기 때문에 해당 국회 상임위원회 의원과 법안의 온라인 매칭이 시작된 상태다. 이 법안은 디지털성범죄아웃 프로젝트팀 D.S.O가 제안했으며 ‘몰래카메라 구매에 대한 전문가 제도를 만들 것’, ‘몰래카메라 구매자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만들 것’,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몰래카메라 등을 소지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할 것’,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의무 교육할 것’ 등 4가지 요구가 담겼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지난 5월 24일 몰카 방지법의 일환으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몰래카메라 촬영 및 판매·제공에 대한 처벌은 기존 벌금 1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사후 동의 없는 촬영물 제공·판매는 기존 벌금 5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강화했다. 아울러 기존의 ‘영리 목적’에 한정한 가중처벌 규정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촬영한 경우’와 ‘몰래카메라 촬영물임을 알면서 인터넷 등으로 유포한 경우’를 추가했으며 벌금도 3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상향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최근 다양화된 몰래카메라 범죄 유형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징벌을 강화함으로써 실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범죄 예방을 도모하고자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리 대학 박성민(법과대 법학과) 교수는 “살인, 강도, 강간 등 흉악 범죄의 피해자와 달리 몰래카메라 관련 범죄는 범죄 피해자 보호법상의 공적 부조를 받기 어렵고, 민간 차원의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한 심리 치료 및 상담 지원만이 가능하다”며 “몰래카메라 관련 범죄 피해자가 SNS나 포털 등의 사업자에 대해 보호 조치를 요구할 경우 해당 영상 삭제 및 계정 차단 등의 적극적인 피해 구제 활동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몰래카메라 판매와 구입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누구나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카메라의 형태가 생활용품에 접목된 것이 즐비한게 현실이다./ 사진 출처 http://skyedaily.com

‘몰카 범죄’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다면 우리 대학 학생들은 몰래카메라 범죄 급증과 ‘몰카 방지법’ 발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총 160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 조사에 여학생 73.1%(117명), 남학생 26.9%(43명)가 참여했다. ‘몰래카메라 범죄와 관련된 확실하고 명확한 법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94.4%(151명)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3.7%(6명)가 ‘잘 모르겠다’, 1.9%(3명)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공공장소나 계단과 같은 곳에서 몰래카메라의 위험을 당한 적 있거나 그와 관련되어 불안함을 느끼십니까?’라는 질문에 71.3%(114명)가 ‘위험을 당한 적은 없지만 불안함을 느낀다’라고 답했고, 5.6%(9명)가 ‘위험을 당한 적 있어서 불안함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21.9%(35명)는 ‘위험을 당한 적도 없고 불안함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고, ‘기타’는 1.2%(2명)로 나타났다.

우리 대학 안소영(인문대 영어영문학과 4) 학생은 “공중 화장실이나 외진 곳 등을 홀로 지날 때마다 불안함을 느낀다. 몰래카메라 범죄와 관련해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무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등도 철저하게 단속해야 된다”고 말했다. 홍지수(경영대 회계학과 2) 학생은 “여성들은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물래카메라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다. 현재 관련 범죄 처벌 수위는 약한 것 같다. 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취재 정의정 수습기자 노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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