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가기 메뉴



[경남의 전통문화를 찾아서 ④] 바다의 궤짝에서 찾은, 옛이야기 보따리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터
지금까지 교과서나 책에서 다양한 모습의 ‘탈’을 봐 왔을 것이다. 탈의 종류가 다양한데, 아마도 가장 익숙한 것은 ‘하회탈’일지 모르겠다. ‘길게 이어진 눈과 눈썹, 치아가 다 보일 만큼 올라간 입매.’ 이러한 탈을 사용한 우리나라 민속극을 ‘탈춤’ 또는 ‘탈놀이’라고 한다. 탈춤은 판소리, 꼭두각시놀음 등과 함께 민속극의 중요한 한 갈래로 자리 잡고 있다. 탈춤은 본래 황해도 일원인 봉산·강령·황주·안악·재령·장연·은율·신원·송림·금산·연백 등지의 탈놀음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부 지방·영남 지방의 산대놀이·오광대·들놀음·별신굿놀이 등 모두를 통칭하여 탈춤이라고 한다. 이번 호에서 경남 일대에서 전해지는 전통 탈춤인 ‘오광대’에 대해 알아보았다.


오광대는 ‘다섯 광대가 탈을 쓰고 노는 다섯 과장의 놀음’으로 정의되며, 보통 다섯 명의 광대가 양반, 말뚝이, 할멈 등 1인 2역 이상을 맡아 공연한다. / 사진 출처 https://goo.gl/images/DYd8Pd

[사천 - 가산오광대]


가산오광대를 아십니까
다른 탈놀이와는 달리 경남 지역에서만 전승되어 온 오광대는 초계의 밤마리(현재 합천군 덕곡면) 장터에서 발생된 것을 시작으로 경남 각지로 퍼졌다고 전해진다. 19세기부터 경남의 지방 민속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 가운데 통영과 고성, 가산오광대는 각각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제7호, 제73호로 지정되었다. 오광대는 ‘다섯 광대가 탈을 쓰고 노는 다섯 과장의 놀음’으로 정의되며, 보통 광대 5명이 양반, 말뚝이, 할멈 등 1인 2역 이상을 맡아 공연한다. 하지만 지역마다 과장의 구성과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사천 지역의 가산오광대는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탈춤으로 1980년 11월 17일 국가무형문화재 제73호로 지정되었다. 이 지역에서는 오랜 시간 구전되어 온 전설이 있다. 어느 봄날 가산의 바닷가에 궤짝이 표류해 와 주민들이 열어 보니 탈과 놀이의 대사가 적혀 있는 문서가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이 탈춤의 역사가 약 200∼300년이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확증할 만한 문헌이나 기록은 현존하지 않는다.

조선 시대 말기 가산리에는 조창이 있었으며 7개 군에서 조곡을 징수하여 제물포로 운반하던 곳이었다. 조곡 운반에는 사람 3000여 명이 동원되었기에 항상 많은 인원이 몰렸고, 그곳에서 가산오광대가 생겨났다고도 알려져 있다.


대부분 오광대는 굿거리장단 등에 맞추어 추는 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사천의 가산오광대는 독특하게 많은 대사가 오간다. 또한 보통 5과장으로 이루어진 오광대의 특징과는 달리 가산오광대는 6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1과장은 ‘오방신장무’이다. 중앙의 황제장군을 중심으로 사방신장인 동쪽의 청, 서쪽의 백, 남쪽의 적, 북쪽의 흑 신장들이 제자리에서 춤을 춘다. 이 과장은 간단히 상을 차려 소원을 비는 형식인 고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의식무라 할 수 있다. 제2과장은 ‘영노’로 사자 모양을 한 영노가 춤을 추며 등장한다. 영노는 춤을 추고 있던 신장들을 차례로 물어 퇴장시킨 후 결국 황제장군을 잡아먹는다. 이때 포수가 등장해 영노에게 총을 겨누고, 서로 대치하며 싸우다가 포수의 총에 맞아 영노는 쓰러진다. 여기서 황제장군은 양반을 상징하며, 영노가 황제장군을 잡아먹는 것은 양반 계급에 대한 증오를 보여 준다. 제1, 2과장은 가산오광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오방신은 가산오광대를 대표하고 있다. 제3과장은 ‘오문둥이’이다. 문둥이 5명이 등장해 장단에 맞추어 병신춤을 추며, 앉아서 이를 잡기도 한다. 제4과장은 ‘양반 말뚝이’로 큰 양반과 작은 양반 셋, 말뚝이가 등장한다. 그 내용은 주로 말뚝이가 양반들을 풍자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다. 제5과장은 ‘중’ 과장으로 스님을 풍자하며, 제6과장은 ‘할미·영감’으로 영감과 본처인 할미, 첩인 서울애기와의 애정적 삼각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공개 행사, 소외 계층 위한 공연 진행

가산오광대 예능 보유자는 인간문화재 한우성 선생이 유일하다. 가산오광대가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던 1980년과 2000년에 각 세 명씩 총 여섯 명이 예능 보유 작위를 받았으나, 모두 운명하고 현재 홀로 가산오광대를 전승하고 있다. 한우성 선생은 가산오광대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보존회 회원들과 함께 사천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탈놀이를 준비 및 전수하고 있다.

가산오광대는 매년 한 번씩 국가의 지원을 받아 정기 공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 해에 두 번 찾아가는 문화 마당을 진행하는데, 주로 군부대나 소외 학교 등을 찾아가 탈춤 공연으로 위로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교류 활동, 초청 공연도 하고 있다.


한우성 선생은 “20대의 젊은이들 중에는 오광대를 모르는 이도 많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이 발달했기 때문에 문화재청 홈페이지만 접속해 봐도 가산오광대와 관련된 자료와 영상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며 “가산오광대의 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다. 그렇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그냥 오면 된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가르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산오광대의 공연을 위해서는 다양한 가면을 포함해 비품이 총 385개 필요하다. 이를 직접 제작하는 가산오광대보존회 손예랑 사무국장은 “가산오광대의 내용은 할머니의 옛이야기 보따리를 옆에서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옛날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는 책처럼 극의 내용이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이 즐겁고 등장하는 탈의 모습에 혼을 불어넣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놀이는 익명성을 통한 저항의 표출이며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탈은 민중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으며, 과감하고 과장된 표현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런 탈놀이를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으며, 또 다양한 단체에서 이를 전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가산오광대 예능 보유자는 인간문화재 한우성 선생이 유일하다.


가산오광대의 공연을 위해서는 가면을 포함한 총 385개의 비품이 필요하다.


탈은 사람이나 짐승·귀신 따위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것을 일컫는 말이다.


사천시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는 탈놀이 준비와 전수 업무를 하고 있다.

  • 취재 사진 노영주 기자
  • - Copyrights ⓒ 경상대학교 신문방송사 -

목록

사이트 안내 및 정책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보공개
  • 네티즌윤리강령
  • 이메일집단수집거부
  • 교직원검색
  • 규정집
  • 교직원행동강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