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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속으로] 민중가요, 시대의 희망을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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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의 사전적 의미는 ‘민중이 한마음, 한뜻으로 즐겨 부를 수 있도록 작사·작곡된 노래’이다. 주로 집회나 시위 등 사회 운동 현장에서 불렸으며 노래의 주제는 노동, 인권, 평화, 통일이거나 개인의 고민이나 감정을 소재로 삼기도 했다. 국내에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본격적으로 민중가요가 만들어져 불리기 시작했고, 학생 운동이 성장하며 대학에서도 민중가요를 부르는 노래패가 다수 생겨났다. 현재 우리 대학 내에도 각 단과대, 학과 등에 노래패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학생 기자가 직접 우리 대학의 한 노래패의 일원이 되어 공연 연습에 참여하고 민중가요를 배워 보았다.


운동권 음악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 혹은 편견이 있던 민중가요가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와 함께 다시 사람들 속에서 불렸다. / 사진 출처 https://hani.co.kr

대학 노래패와 함께 민중가요를 배우다

우리의 삶을 위로한 선율

‘경상대 노래패 연합’ 의장으로 활동 중인 김태양(사회과학대 심리학과 4) 학생은 컴퓨터를 켜면 게임부터 실행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노래패 활동을 하고 민중가요를 부르면서 게임이 아닌 각종 뉴스를 먼저 확인하는 대학생으로 바뀌었다. “민중가요는 고된 삶에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왜, 누구랑 싸웠을 때 친한 친구가 나 대신에 욕해 주면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기분 있잖아요. 그런 거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민중가요는 고(故) 김광석이 부른 ‘타는 목마름으로’이다. 이 곡은 같은 제목의 김지하 시인의 시를 가사로 하고 있으며 김광석, 안치환 등이 노래로 만들어 불러 유명해졌다. 김태양 학생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아 내가 저런 사람들의 통치를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홧김에 혼자서 이 노래를 얼마나 많이 불렀는지 몰라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을 사는 20대가 자발적으로 민중가요를 접할 기회는 흔치 않다. 운동권 음악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 혹은 편견 때문에 민중가요에 대한 대학생의 관심은 2000년 이후 점차 줄어들었고 캠퍼스에서도 거의 불리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우연히 대학 노래패에 가입해 그곳에서 민중가요를 처음 접했다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 농단 사태와 함께 민중가요가 다시 사람들 속에서 불렸다. 광화문 광장의 촛불 집회 현장에서 다수의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 ‘대한민국 헌법 1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하야가’ 등의 노래가 불렸으며 이 곡은 민중가요 가수인 윤민석 씨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는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로 20대는 물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러한 민중가요에는 흔히 ‘저항 정신’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군이 파리로 입성하면서 부르던 행진곡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는 당시 반란군의 노래로 통했지만, 혁명 이후 프랑스 국가로 채택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억압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인생이 절박한 사람들의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노래’ 즉, 어떤 저항 정신을 위로하고 사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던 것이 민중가요이다.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는 프랑스 혁명 당시 반란군의 노래로 통했지만, 혁명 이후 프랑스 국가로 채택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사진 출처 https://goo.gl/images/fKomHL

노래여 날아가라

우리 대학의 다양한 노래패 중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친구들을 만났다. ‘다시 살아 부르는 노래’라는 뜻의 노래패 ‘다살부’는 매해 정기 공연을 준비하는데, 공연을 앞둔 지난 5월 23일 저녁 그들의 연습 현장을 방문했다. 본교 102동 101호에 모인 ‘다살부’ 회원들은 특별한 음향기기 없이 휴대 전화나,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연습에 참여해도 되겠냐는 필자의 요구를 흔쾌히 수락한 그들은 직접 민중가요 한 곡을 가르쳐 주었고 덕분에 본인 또한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불러 볼 수 있었다.

“민중가요 가사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서 부르면 노래에 더욱 힘이 실려요. 그리고 그런 힘은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학년 때부터 ‘다살부’에서 노래를 불러온 곽지원(국어국문학과 2) 학생의 말이다. 나 또한 최대한 가사의 뜻을 새겨 가며 부르려고 노력했다. 배운 노래는 윤미진의 ‘노래여 날아가라’’는 곡이었다. ‘우리 생명의 힘을 실어 깊은 겨울잠을 깨어 노래여 날아가라.’ 민중가요의 의미를 잘 나타내 주는 노랫말이다. 민중가요는 노래를 부르는 이들, 선한 사람들의 꿈에 위로를 건넨다.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함께 노래를 부르자고 손을 내밀었다. ‘잃어버린 양심의 소리를 찾아 청춘의 힘을 다해 노래여 날아가라.’ 노래를 다 부르고 나니 먹먹함이 밀려들어온다. 단순히 노래 한 곡을 불렀는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노래를 함께 부른 다른 이들의 얼굴에도 비슷한 생각이 읽히는 것 같았다. 민중가요는 대중가요처럼 바이브레이션이나 가성 같은 화려한 기교가 없다. 대신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투박한 화음을 쌓아올려 하나의 소리를 만든다. 이것이 어쩌면 오랜 시간 동안 민중을 달래 주던 민중가요식의 위로 방법일 것이다.

공연 당일이 되었다. 옷을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른 이들은 민중가요를 총 6곡 불렀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그대를 위한 노래’인데 2017년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고 했다. ‘그대를 위한 노래’는 1부 세 번째 순서 곡의 제목이기도 했다. ‘다살부’ 회원들은 공연 내내 관객의 슬픔, 눈물을 나누겠다고 말을 건넨다. “그대를 위해 노래할래요. 그대가 미소질 수 있도록.”


마지막으로 공연장에 울려 퍼진 노래는 우리나라의 ‘두드려’였다. 이 곡은 위안부 소녀상 철폐 당시 현장에서 불렸다고 알려진 곡이다. ‘보이는 것만 보고 보여 주는 것만 보고 / 들리는 것들 들려 주는 것들 속에서 / 당연하게 돌아가는 지독한 일상의 감옥 / 어쩌면 우린 모두 트루먼 쇼 주인공 / 두드려 두드려 두드려야만 해 / 발을 굴러 쿵쿵쿵 두드려야만 해 / 씨앗을 뚫고서 껍데기를 벗고서 / 세상을 열 거야 내가 세상이 될 거야.’ 끝까지 목소리에 힘을 잃지 않던 몇몇은 공연이 끝난 후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노랫말처럼 당연하게 돌아가는 지독한 일상의 감옥 속에서, 어쩌면 우린 모두 트루먼 쇼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민중가요는 알려 준다. 쿵쿵쿵…. 씨앗을 뚫고 껍데기를 벗기 위해 세상을 두드리고 발을 굴려 보라고 말을 건넨다. 


인문대 국어국문학과의 노래패 ‘다살부’는 매주 모임을 가져 함께 민중가요를 부르며 매해 정기적으로 공연을 열기도 한다. / 사진 이희성 기자

  • 취재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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