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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전통문화를 찾아서 ③] 중동 시장 개척으로 제2의 도약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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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실크로드(Silk Road)’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을 것이다. 비단길이라고 일컫는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이 비단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무역을 하고 정치·경제·문화를 이어준 교통로의 총칭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실크로드는 없다. 하지만 한국의 실크는 오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예로부터 진주 지역은 ‘실크의 고장’으로 불려 왔다. 이는 진주 지역이 실크를 생산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무슬림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세계로 도약하고자 준비 중인 진주 실크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것은 ‘자카드 기(Jacquard loom)’라 불린다. 씨실 한 올마다 조직되어 날실의 개구(開口)를 규제하는 작은 구멍을 낸 문지(紋紙)의 조작에 의해 무늬를 짜낸다.

[진주-실크]


진주 실크의 오래된 역사

진주 실크의 역사는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진주 남강을 중심으로 실크 생산 업체가 산업 단지 형태로 정착한 뒤 약 110여 년 동안 진주 시민과 진주의 문화와 함께 성장해 온 것이다. 특히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뉴똥’이라는 옷감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복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침체기를 겪었으나 2000년대 초 넥타이 산업 활성화로 다시 한 번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우리나라 실크의 역사는 삼국 시대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삼한 시대 이후 변한(가야) 지역에 실크가 유입된 게 시작이다. 이후 진주 지역에서 근대식 실크 산업이 부흥한 것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때부터다. 특히 남강 물로 비단을 염색할 경우 색깔이 고와질 뿐 아니라 변색하지 않는다는 게 알려지면서 진주 지역은 풍부한 실크 원료 생산성과 함께 품질을 인정받아 왔다. 조선 시대 말에서 일제강점기까지 경남 지역 견직 공업의 중심지로 진주 지역이 자리를 잡았으나 해방 이후 실크 생산에 대한 일제의 강압적인 반발이 거세졌고 농민이 양잠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양잠 기술이 쇠퇴했다. 이 무렵 곡물 가격이 폭등해 양잠보다는 곡물 경작이 수익 면에서도 유리해졌다. 양잠 산업이 계속해서 축소되는 가운데에도 당시 진주의 대표 공장인 ‘동양염직’에서는 시설을 현대화하고 역직기로 문양을 넣는 문직 작업방식을 도입해 실크 제작 기술의 명맥을 이으면서 진주 실크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 그 초석을 바탕으로 현재 진주 지역은 전통적 비단 명산지로 진주 지역에서 생산된 실크는 세계 5대 실크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시장 점유율은 국내 실크 업체의 70%,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고향이 진주인 최종희(자연과학대 의류학과 4) 학생은 진주 실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는 진주 실크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고 했다. “한복의 소비량이 줄고 중국의 저가 실크 등장 등의 이유로 진주 실크가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보고 굉장히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며 “앞으로 진주 실크가 더욱 더 부흥했으면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춤했던 ‘실크’산업, 다시 일어서다

중동 지역은 1990년대 진주 실크의 주요 수출 대상국 가운데 하나였다. 무슬림의 상징인 차도르(히잡, 부르카, 터번 포함) 등의 제품을 주로 수출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세계화와 자유무역 확산, 중국의 저가 제품으로 진주 실크로 제작한 제품의 시장 경쟁력이 떨어져 최근에는 소량의 제품만 수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진주시는 중동 및 동남아시아 등 세계 무슬림 시장 개척에 다시 나섰다. 인도 뉴델리와 파키스탄, 이란, 두바이 현지의 차도르 제품 수출 상담 및 시제품 수출 등 중동 시장 개척을 목표로 잃었던 중동 시장 개척과 제2의 도약을 위해 노력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 실크연구원의 전략기획팀 김용학 팀장은 “진주 실크의 수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진주시는 물론 기업, 연구원 등 지원 기관과 공동으로 노력해 수출 활성화를 위한 해외 컨설팅 등 수출 대응형 제품의 개발과 해외 전시 지원, 해외 거점 구축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진주시 문산읍 실크산업 혁신센터로 이전한 한국실크연구원은 산업기술촉진법에 의거해 설립된 전문생산기술연구원으로 중소기업의 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앞으로 한국실크연구원은 진주 실크의 전통산업 분야와 4차 산업에 적합한 융합소재 산업 분야로 구분해 지원할 계획이다. 김용학 팀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실크와 패션 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하여 한국실크연구원에서는 전통 분야로는 한복을 보다 젊은 세대가 즐겨 입을 수 있도록 제품 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실크 산업의 부흥을 위한 움직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매년 10월 진주 지역에서는 ‘실크박람회’가 개최되는데 이 박람회에서는 진주 지역의 전통·특화산업인 실크의 우수성을 알리고 실크 제품의 다양성을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실크연구원이 있는 실크 산업단지 내에는 천연 진주 실크로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인 ‘실키안(sikian)’도 있다. 실키안은 진주 실크 산업이 침체되었을 때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취지로 설립되었으며 업체 25개 곳이 참여해 실크로 만든 한복, 셔츠, 스카프 등  다양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실키안은 비단(Silk)과 시민(Civilian)의 합성어로 실크를 통해 시민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도시는 세계적인 실크 생산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 시민 중에도 이 같은 내용을 잘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지역 기업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실크 산업, 진주 실크의 인지도가 향상되길 기대한다.

직물을 짜기 위해 실을 감아서 가공하는 공정에 해당한다.


천연 진주 실크로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 ‘실키안’의 한복이다.


실키안은 실크로 만든 셔츠와 스카프 등 다양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세계적인 실크 생산지, 진주시 문산읍에 자리잡은 실크전문단지 안내도다.

  • 취재 사진 노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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