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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전통문화를 찾아서 ②] 3·1절 민족 정신과 호국 정신이 모두 담긴 ‘전통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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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전통 문화라고 하면 박물관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구세기적 유물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전통놀이 문화 또한 옛 사람들의 이야기 혹은 책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느끼기도 한다. 과거 정월대보름이면 달맞이놀이, 쥐불놀이를 보편적으로 즐겼지만 이제는 그러한 문화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 놀이 문화를 계승하고 지속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 경남 창녕군 영산면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5호와 26호로 등록된 전통 놀이 문화인 영산쇠머리대기와 영산줄다리기를 매년 시연한다. 이 지역은 3·1운동 때 독립만세 운동의 중심지였으며 한국 전쟁 때 북한군의 침공을 두 차례에 걸쳐 막아 내면서 호국 정신과 자유 수호의 정신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13일 영산면 무형문화재 놀이마당에서 개최된 국가무형문화재 공개 행사장에 다녀왔다.



영산쇠머리대기는 동부 군과 서부 군으로 나눠 소의 형상을 본떠 만든 쇠머리 위에 각각 양 군의 장군들이 타고 그 쇠머리를 들어 올려 겨루는 놀이이다.

[창녕-영산쇠머리대기]

지역의 고유 문화에서
창녕군 전체로 확대된 행사 돼

올해 국가무형문화재 제25호가 된 ‘영산쇠머리대기’는 1965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되었고,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에서 전승하고 있다. 영산쇠머리대기는 동부 군과 서부 군을 나눠 소의 형상을 본떠 만든 쇠머리 위에 각각 양 군의 장군들이 타고 그 쇠머리를 들어 올려 겨루는 놀이이다. 영산 지역의 고유문화였으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삼일민속문화제,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 등의 노력으로 창녕군 전체로 확대된 행사가 되었다.

현재 삼일민속문화제에서 영산쇠머리대기가 매년 시연되고 있다. 이들은 영산쇠머리대기를 시연하기 한 달 전부터 쇠머리와 깃발 및 영기를 제작한다. 아울러 쇠머리에 올라탈 대장들은 몸가짐을 단정히 하여 시연 행사를 준비한다. 쇠머리는 소의 모양으로 생소나무와 짚을 재료로 하며 짚을 꼬아 만든 줄로 통나무를 엮어 소의 머리, 어깨, 몸통, 척추, 힘줄, 갈비 등의 틀을 만든다. 완성된 쇠머리의 규격은 대략 머리 높이 400cm, 어깨 가로 길이 430cm, 몸통 길이 560cm 정도다. 쇠머리가 준비되면 장군으로 선임된 대장, 중장, 소장들이 고사를 지내고 쇠머리에 올라타 행진을 한다. 본격적인 쇠머리대기에 앞서 ‘서낭대 대기’와 ‘진잡이 놀이’를 한다. 서낭대 대기는 오색천으로 장식한 서낭대를 양 군에서 들고 나와 대결하는 것으로 서낭대가 부러지거나 땅바닥에 쓰러지면 패하게 된다. 진잡이 놀이는 깃발을 좌우로 휘저으며 진격하여 상대의 깃발이 찢어지거나 부러지게 하면서 쇠머리대기 시작 직전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후 양편의 쇠머리가 들어 올려지며 쇠머리대기가 시작된다. 쇠머리 위의 장군들이 칼을 휘둘러 지휘하고 쇠머리가 돌진하고 충돌하며 동부와 서부 장군의 칼이 맞부딪히기도 한다.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 교육국장이자 사단법인 영산3·1민속문화향상회 김종쌍 회장은 영산쇠머리대기시연회 축사에서 “그 장엄한 광경에 영축산도 울고 함박산도 그 광경을 보듬고 울었다”며 영산쇠머리대기의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전투 놀이인 영산쇠머리대기가 상징하는 두 가지다. 서로 힘을 모아 쇠머리를 드는 것은 일제에 대항해 투항한 3·1절 민족 대동단결 정신을 나타내고, 양측이 밀면서 부딪혀 승패를 내는 것은 한국 전쟁 때의 호국 정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쇠머리가 준비되면 장군으로 선임된 대장, 중장, 소장들이 고사를 지낸다.

쇠머리에 올라탈 대장들은 몸 가짐을 단정히 하여 시연 행사를 준비한다.



쇠머리 위의 장군들이 칼을 휘둘러 쇠머리를 지휘한다.

전통 놀이 문화에 대한
관심 필요

이 행사에는 우리 대학 학생들도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다. 김종쌍 회장은 “창녕의 지역민들이 동군, 서군으로 나뉘어 영산쇠머리대기에 참여한 초창기에는 서로 이기려 하다 보니 쇠머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이제는 안전을 고려해 전수자들의 지도하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문화 체험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2012년부터 올해로 5년째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와 교류 협정을 맺고 전통 문화 계승·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 협정에 따라 본교 재학생 400~500명은 매년 삼일민속문화제 행사가 열리는 창녕군을 방문해 참여해 쇠머리대기 시연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도 10월에 열리는 우리 대학 개척대동제 때 영산쇠머리대기와 농악을 시연한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김재혁(공과대 제어계측공학과 4) 학생은 “시연에 참여하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무형문화제 현장에 있고, 기여할 수 있어서 보람차다”고 말했다. 취재 기자로 현장에 다녀온 허이운(인문대 중어중문학과 1) 학생은 “쇠머리 행진 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같이 즐기는 행사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큰 쇠머리를 학생들이 들고 움직이고 부딪히는 모습이 멋있고 웅장했다”는 감상을 전했다.

영산쇠머리대기보존회 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승렬 씨는 보존회에 들어온 지 18년, 영산쇠머리대기를 전수받고 이수한 지는 13년이 넘었다. 그는 “전통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이유로 보존회에 들어왔으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전통 놀이 문와 같은 체험 가능한 것보다 볼거리가 있는 축제만 찾는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향촌의 젊은 사람들이 점차 줄고 노령화되며 전통 놀이 문화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면서 전통 놀이 문화 보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전통 놀이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함으로써 옛 조상들의 정신과 뜻을 알 수 있지만 이미 많은 전통 놀이 문화가 그렇게 잊혀져 가며, 보존되고 계승되지 못하고 사라져 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는 “이 지역에도 젊은 사람들이 별로 없어 사실상 보존회에서 새롭게 일할 사람이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종쌍 회장은 “삼일민속문화제를 통해 영산쇠머리대기가 영산의 작은 놀이문화에서 창녕 지역 전체의 민속 축제로 거듭나게 되었고 나아가 군민 대화합의 큰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며 “영산쇠머리대기는 영산 지방 선조들의 정신이 담긴 지역의 독특한 전통 놀이 문화다. 이런 문화가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영산쇠머리대기 시연 행사에는 우리 대학 학생들이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다.

  • 취재 사진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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