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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의 진주’, 이름처럼 빛난 시민들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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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중고 물품을 사고 팔거나 교환하는 장터인 벼룩시장에 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과거 일종의 ‘아나바다 운동’이었던 벼룩시장이 최근에는 ‘플리마켓(flea market)’으로 불리며 청년층을 위한 창업 발판이 되거나 일종의 문화 행사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벼룩시장은 지자체의 기획으로도 열리기도 하는데, 지난 11월 25일에는 경남과학기술대에서 진주시 벼룩시장 ‘흙 속의 진주’가 개최되기도 했다. 현장을 찾아 주최 측과 시민들을 만났다.


아나바다 운동이 플리마켓이 되기까지
‘벼룩시장’은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을 판다는 비유적 표현에서 나온 말로, 중고품을 파는 만물노천시장을 뜻한다. 6·25전쟁 이후부터 고물상이 모여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유명한 서울 청계천 8가의 ‘고물 시장’이 벼룩시장의 시작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어려워진 경제를 다시 살리고자 등장한 ‘아나바다 운동’은 벼룩시장에서 파생되었다. 전국 단위로 진행된 이 아나바다 운동은 ‘아’껴 쓰고 ‘나’눠 쓰며,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경제 불황의 시기에 물자를 절약하고 재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벼룩시장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므로 환경과 경제적인 면에서 두루 장점을 갖춘 것이다.

단순히 자신이 쓰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했던 개념의 벼룩시장이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면서 일종의 새로운 문화로도 자리를 잡고 있다. 요즘은 서로의 쓰지 않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형태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플리마켓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상인보다는 젊은 청춘들의 열린 공간으로, 이들 창업의 디딤돌이 되어 주며 상품의 거래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공연도 펼쳐져 사람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국제대 이미진(호텔관광학과 4) 학생은 이따금 플리마켓에 직접 참여해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판매한다. “진주 ‘어슬렁 마켓’ 등에 참가해 제가 직접 만든 양초를 판매하곤 해요. 시장의 정다운 풍경이 좋고 저렴하게 나누는 문화가 마음에 들거든요.”


지난 11월 26일 경남과학기술대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진주시 벼룩시장 ‘흙 속의 진주’가 열렸다. 어린 학생이 장난감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서 열린 벼룩시장 ‘흙 속의 진주’

지난 11월 26일 경남과학기술대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진주시 벼룩시장 ‘흙 속의 진주’가 열렸다. 이번 벼룩시장에는 총 43개 팀이 참여했으며 행사가 열린 기념관 내부는 상인과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 벼룩시장을 주관한 경남지속발전협의회는 참가자들의 번호를 매겨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경품을 추첨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또한 사회적기업 예비청년창업팀 청년 허브 ‘등비빌 언덕’의 회원들이 벼룩시장을 찾은 상인과 손님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동전 던지기’, ‘몸으로 말해요’ 등 팀 게임을 주최하기도 했다.

오전부터 벼룩시장의 상인들은 각자 정해진 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평소에 쓰지 않는 물건을 위주로 판매를 시작했다. “버리기에는 아까운 물건도 있고, 아이들의 경제 관념도 키워 볼까 하는 생각에 참가했어요.” 벼룩시장 상인으로 처음 참가한 이성임(상대동, 35세) 씨는 돗자리에 아이들이 자라서 필요가 없어진 아동복과 장난감을 판매하고 있었다.

벼룩시장을 찾은 젊은 대학생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 대학 이소영(공과대 건축학과 2) 학생은 카페에서 벼룩시장 개최에 관한 홍보 현수막을 보고 참가 신청을 했다. “지금 팔고 있는 것은 사이즈를 잘못 선택해 입지 못하고 있는 옷, 다 읽은 책, 즐겨 메지 않는 가방이에요. 처음 참가해 봤는데, 이렇게 개인이 판매할 수 있는 행사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라고 말했다. “진주시에서도 벼룩시장이 열리는 줄 몰랐어요. 후드 티를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어서 왔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벼룩시장을 홍보하는 것을 보고 친구와 함께 온 이아현(경해여중 2) 학생은 ‘아까 봐 둔 것이 팔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진주시 벼룩시장 ‘흙 속의 진주’는 경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관 아래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진주시 망경동 중앙광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벼룩시장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실내에서 열리게 되었다. 경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소현민 간사는 “원래 4월에서 10월까지만 벼룩시장을 개최하려 했다. 겨울은 실내에서 벼룩시장을 개최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건의에 11월부터 2월까지는 경남과학기술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진주시 벼룩시장의 느낌은 일반 장터와는 사뭇 다르다. 예쁘게 포장된 상품을 파는 가내 수공업자와 실제 상인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오로지 일반 시민들만 판매자로 받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상인들의 판매 전략이 일반인들보다 앞서기 때문에 위화감이 형성될 수 있고, 벼룩시장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아 그들을 최대한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벼룩시장에 참가한 상인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판매자 전원에게 에코 장바구니를 증정하며 청년이 판매 신청을 할 경우 출점료 5천원을 벼룩시장 상품권으로 돌려주고, 물건을 가장 많이 판매한 1등 판매자에게는 방수 피크닉매트가 증정된다.




사진 맨 위) 사회적기업 예비청년창업팀 청년 허브 ‘등비빌 언덕’의 회원들이 벼룩시장을 찾은 상인과 손님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팀 게임을 주최하기도 했다.
사진 가운데) 벼룩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하므로 환경과 경제적인 면에서 두루 장점을 갖췄다.
사진 맨 아래) 진주시 벼룩시장의 느낌은 일반 장터와는 사뭇 다르다. 실제 상인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오로지 일반 시민들만 판매자로 받기 때문이다.

  • 안지산, 임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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