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가기 메뉴



다시 불거진 낙태 논쟁, 처벌 대상인가 아닌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터
최근 전국적으로 ‘낙태죄를 폐지하라’는 ‘검은 시위’가 일어나며 낙태죄 논란이 불거졌다. 낙태죄란 임신 24주 이내 모자보건법에서 명시한 강간에 의한 임신이나 모체의 건강을 해할 우려가 있는 등 몇 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형법상 범죄로 취급해 낙태한 산모와 의사를 처벌하는 것이다. 낙태죄에 대한 논란은 이번에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다. 낙태는 어느 시점에서 태아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와 함께 태아의 존엄성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대립하는 등의 찬성과 반대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실제로 사람들이 낙태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실제 낙태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문가를 대상으로 낙태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보았다.

[기획] ‘낙태죄’ 폐지 요구 ‘검은 시위’


검은 시위란 ‘낙태죄를 폐지하라’는 것으로, 지난 9월 23일 보건복지부가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 화근이었다. (사진 출처 여성신문)

낙태한 여성, 범죄자?

검은 시위란 ‘낙태죄를 폐지하라’는 것으로, 지난 9월 23일 보건복지부가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 화근이었다. 보건복지부가 ‘비도덕적 진료행위’라고 규정한 ‘임신중절수술’에 대해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료인의 자격정지 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최대 12개월로 늘리겠다고 한 것이다. 대한산부인과협회는 이에 반대하며 “비도덕적 진료행위에서 ‘인공임신중절’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개정안이 시행되는 11월 2일부터 모든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이를 재검토 해보겠다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여성단체에서는 낙태죄가 존재하는 한 다시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기존의 낙태죄의 문제를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낙태 수술은 자궁 입구를 인위적으로 열리게 한 후 자궁 내의 임신 산물을 조각내어 자궁강 내에 음압을 가하는 방법과 자궁 내의 임신 산물을 배출해 내는 물리적 방법이 있다. 낙태 반대론자들 중 일부는 이러한 낙태의 과정에서 ‘뱃속에 있는 아이가 살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속설을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이에 대해 경남 거제시 고현동에 위치한 란여성의원 문찬화 원장은 “낙태 수술 시에 제일 먼저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막인 ‘양막’이 건드려 지는데, 양막은 수술과정에서 기구에 닿아 튈 수 있다. 그때 태아가 기구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양막 반동에 의해 밀려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 정문 앞 ‘검은 시위’

지난 10월 28일 우리 대학 정문 주변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3인 피켓시위가 있었다. 이 시위는 ‘검은 시위’의 일환으로, 진주여성민우회 회원들에 의해 추진되었다. 진주여성민우회 이정숙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여성의 몸이 ‘볼모’로 잡힌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형법에 낙태죄가 존재하는 이상, 앞으로 낙태 처벌강화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여성의 몸이 볼모로 잡히는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완전한 낙태죄의 폐지를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정숙 대표는 “낙태죄는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보고, 여성이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키고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낙태죄의 폐지 촉구하는 근거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정부가 여성에게 출산을 요구하기 전에 태어난 아이가 바르게 자랄만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는 “낙태 제재보다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먼저다. 태어난 아기들의 삶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논의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정숙 대표는 이미 낙태죄가 형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낙태죄가 폐지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는 “그렇기에 더욱 낙태죄 폐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신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그렇다면 개척인은 낙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대학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낙태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가운데 남성 응답자의 비율은 56%, 여성 응답자의 비율은 44%이다. 낙태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3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여성 응답자의 52%(23명), 전체 남성 응답자의 25%(14명)를 합한 수치이다.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에 답변한 학생은 54%였다. 이 가운데 여성 응답자는 65.9%(29명), 남성 응답자는 38.5%(25명)의 수치를 보였다. 이수민(사회과학대 사회학과 2) 학생은 “피임은 완벽하게 될 수 없기에 반드시 낳아야 한다는 것은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고 말했다. 반면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 손효림(사회과학대 심리학과 1) 학생은 “태아도 하나의 생명”이라며 낙태죄가 폐지되면 “임신 가능성에 대해 많이 걱정하지 않을 것 같아 성관계 시 지금보다 무분별하게 관계를 맺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금 갑작스럽게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낙태할 것인지, 낳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물었더니 전체 여성 응답자 가운데 45.5%(20명), 전체 남성 응답자 가운데 60.7%(34명)가 ‘낳을 것이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태아가 이 세상을 알 기회를 부모가 멋대로 불행할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태아도 생명이기 때문이다” 등 생명의 존엄성과 그에 대한 책임 등이 있었다. 반면 ‘낙태 할 것이다’고 답한 이유로는 “부모의 죄책감만으로 태어나게 될 아이가 불쌍하다”, “준비되지 않은 출산은 산모와 아이 모두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낙태가 음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좋은 환경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낙태죄는 산모와 낙태 수술을 시행한 의사에게만 처벌이 가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만약 낙태죄가 유지된다면 누구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중복 가능)에 대한 답변으로 남성은 불법 낙태 시술한 의사, 태아의 아버지, 태아의 어머니 순으로 많았다. 한편 여성은 태아의 아버지, 태아의 어머니, 불법 낙태 시술한 의사 순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 가운데 의사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결국 수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의사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대개 한 쪽만이 아닌 태아의 아버지와 태아의 어머니를 동시에 처벌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아버지만 처벌해야 한다고 대답한 중에는 “이미 어머니는 낙태로 인한 건강에 대한 위험부담을 가지기 때문이다”는 생각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실제 낙태 수술 경험이 있는 문찬화 의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낙태 요청에 의사들이 쉽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며 한 가지 예를 들었다. 어떤 산모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모른 채 태아에게 5%확률로 청력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했다. 그 부모는 불안함에 낙태를 요청하지만, 정상일 가능성이 95%나 되는 태아의 수술에 동의하기에는 의사의 양심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는 “어쩌면 태아가 살 자신이 있기에 자라는 것인데, 장애가 태아가 죽어도 될 이유가 될까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한다. 문찬화 원장은 “수술을 하면서도 의사가 생명의 생사를 결정할 자격이 있나하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낙태수술을 한 날, 마음이 불편해서 수술을 함께한 간호사들과 혼절할 때 까지 술을 마신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낙태가 전면 금지된다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모든 병원에서 낙태가 불가능 하면 산모가 낙후된 의료 시설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궁에 문제를 유발하고 다음 임신을 어렵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중학생이 아이 낳더라도 그 학생의 인생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그는 “낙태에 대한 접근은 여러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며 “섣불리 낙태를 금지하기에는 상당히 딱한 사정이 많다”고 말했다.

  • 취재 최윤선 기자
  • - Copyrights ⓒ 경상대학교 신문방송사 -

목록

사이트 안내 및 정책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보공개
  • 네티즌윤리강령
  • 이메일집단수집거부
  • 교직원검색
  • 규정집
  • 교직원행동강령